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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하루 세 번 꼬박꼬박 닦으면 충분하다고 오랫동안 믿었습니다. 그런데 매번 치과에 가면 어김없이 충치가 생겨 있었고, 잇몸도 자꾸 내려앉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나중에야 알았는데, 닦는 횟수보다 어떻게 닦느냐가 훨씬 중요했던 겁니다. 치약 하나 고르는 것부터 칫솔 잡는 법까지, 제가 정리해봤습니다.
치약 선택: 불소 농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저도 보통 치약에 대해 고민하면서 구매하지는 않았습니다. TV 광고에 나오는 제품으로 행사할 때 구매하는 등 뭐가 좋은지 따져본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잇몸이 약하고 충치도 잘 생기는 체질이라, 치약 하나라도 제대로 골라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치약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불소(fluoride) 농도입니다. 여기서 불소란 충치를 일으키는 세균의 산 생성을 억제하고 치아 표면을 강화하는 유효 성분으로, 치약의 핵심 역할을 담당합니다. 치약 뒷면을 뒤집으면 맨 앞줄에 불소 함량이 ppm 단위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치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치과 치료를 자주 받는 편이라면 1450ppm 제품이 적합하고,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라면 1000ppm으로도 유지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고불소 치약의 최고 농도는 1450ppm으로, 이 이상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고시 규정상 허가 절차가 필요합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그다음으로 확인해야 할 것이 소듐 라우릴 설페이트(Sodium Lauryl Sulfate, SLS)입니다. SLS란 거품을 만드는 계면활성제 성분으로, 입안 점막을 자극해 구강 건조나 구내염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입니다. 치약 성분표에서 '라우릴 황산 나트륨'이라고 표기되어 있으면 동일 성분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SLS가 없는 치약으로 바꾸고 나서 양치 후 과일 먹을 때 이상한 쓴맛이 사라졌습니다. 그 맛이 원래 그런 줄만 알았는데 SLS 때문이었던 겁니다.
마지막으로 화하고 개운한 민트향이 강한 치약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쾌한 느낌은 점막 자극 성분이 만드는 착각에 가깝고, 실제로 세균이 제거된 것과는 무관합니다. 좋은 치약은 재미없을 정도로 맛도 향도 없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엔 어색했지만, 무향 치약에 익숙해지고 나니 오히려 닦이는 감각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 불소 함량 확인: 치과 치료 경험 있으면 1450ppm, 건강 유지 목적이면 1000ppm
- SLS(라우릴 황산 나트륨) 성분은 점막 자극 가능성이 있으므로 없는 제품 선택
- 강한 민트향, 화한 맛 = 자극 성분의 착각. 맛 없는 치약이 오히려 좋은 치약
- 연마제 함량은 의무 표시 사항이 아니므로, 닦고 나서 지나치게 뽀득뽀득하면 연마제가 많은 제품일 가능성 높음
칫솔 고르기: 손잡이 모양 하나가 이렇게 중요할 줄 몰랐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칫솔을 주먹으로 쥐고 힘껏 문질렀습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그렇게 닦는 장면을 보고 아무 의심 없이 따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써봤는데, 칫솔 잡는 방법을 바꾸고 나서 팔에서 느껴지는 힘의 차이가 상당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칫솔을 연필 잡듯이, 즉 변형 연필 잡법(modified pen grasp)으로 잡으라고 권합니다. 변형 연필 잡법이란 치과나 의과대학에서 기구를 정교하게 다룰 때 가르치는 방식으로, 손끝으로 가볍게 쥐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렇게 잡으면 힘이 자동으로 줄어들어 잇몸 손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시중에 유통되는 칫솔 대부분은 손에 잡힐 듯 홈이 파여 있어 주먹 쥐기를 유도하는 구조입니다. 저도 처음엔 이 사실이 굉장히 황당했습니다. 연필처럼 잡으려면 칫솔 손잡이가 육각형이나 팔각형으로 생긴 것을 골라야 합니다.
칫솔 머리(헤드) 크기도 중요합니다. 헤드가 클수록 구석구석 닦기 어렵고, 치아 한 개에 집중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일반적으로 자기 검지손가락 한 마디보다 크지 않은 크기를 기준으로 삼으면 됩니다. 저는 처음에 이 기준을 보고 너무 작지 않나 싶었는데, 실제로 작은 헤드 칫솔로 바꿔보니 어금니 안쪽까지 훨씬 잘 닿았습니다.
칫솔모는 미세모(ultra-fine bristle)를 고를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미세모란 모의 굵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균일하게 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시중에 많이 유통되는 제품은 아래는 굵고 끝만 뾰족하게 가공된 것으로, 이것은 진정한 미세모가 아닙니다. 뾰족한 끝이 잇몸을 미세하게 찌를 수 있어 오히려 좋지 않습니다. 제 경우엔 칫솔을 교체할 때 위에서 내려다봐서 플라스틱 바닥이 보이기 시작하면 바로 버리는 것을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모가 벌어진 칫솔은 빗자루 털이 눕힌 것처럼 잇몸 경계에 제대로 닿지 않습니다(출처: 대한치과의사협회).
잇몸 관리: 피가 난다고 피하면 절대 안 됩니다
저는 잇몸에서 피가 날 때 그 부위를 살살 닦았습니다. 자극을 주면 더 나빠질 것 같아서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실수한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이 판단이 잘못됐다는 겁니다. 잇몸 출혈은 그 자리에 염증이 있다는 신호이고, 염증이 있으면 신생 혈관이 생겨 벽이 얇아진 상태라 조금만 자극해도 피가 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그 부위를 부드럽게 더 닦아줘야 염증이 가라앉고 출혈이 멈춥니다.
올바른 칫솔질 방법은 영문 약어로 'SOD'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Soft(부드럽게), Open(입을 벌리고 거울로 확인하며), One by one(한 치아씩 개별적으로), Deep(칫솔을 잇몸 방향으로 깊이 넣어) 순서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칫솔모를 치아와 잇몸 경계에 약 45도 각도로 기울여 잇몸 쪽으로 살짝 밀어 넣은 뒤, 작은 원을 그리듯 20회 정도 동글동글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 방식은 잇몸 열구(sulcus), 즉 잇몸과 치아 사이의 좁은 틈 안에 있는 세균막(치태, plaque)까지 닦아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치태란 치아 표면에 형성되는 세균의 집합체로, 한 달 가까이 방치하면 굳어서 치과 기구로만 제거 가능한 치석(calculus)이 됩니다.
칫솔질만으로는 치아 사이 공간의 세균을 다 제거하기 어렵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치간 칫솔(interdental brush)입니다. 치간 칫솔이란 치아 사이 공간에 맞게 설계된 작은 솔로, 국제 표준 규격에 따라 크기가 10단계로 나뉩니다. 저는 처음에 치실을 쓰면 치아 사이가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전문가 설명을 듣고 나서 오해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치실이나 치간 칫솔을 쓴다고 사이가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부어 있던 잇몸이 정상 크기로 돌아가는 것을 '벌어진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순서는 칫솔질을 충분히 먼저 한 뒤 치간 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그리고 치실은 치간 칫솔로도 빠지지 않는 음식물 제거에만 보조적으로 사용합니다. 또 한 가지, 저도 워터픽 같은 구강 세정기를 한동안 사용했는데, 잇몸이 약한 상태에서 강한 수압을 잇몸에 직접 쏘는 것은 오히려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잇몸이 약한 분들께는 물 양치나 치간 칫솔이 훨씬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치약은 불소 함량이 높을수록 무조건 좋은 건가요?
A. 일반적으로 불소 함량이 높을수록 충치 예방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현재 치아 상태에 맞는 농도를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과 치료 이력이 거의 없고 치아 상태가 양호하다면 1000ppm으로도 충분하고, 충치나 치석이 자주 생기는 편이라면 1450ppm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적합합니다. 8세 이하 어린이는 별도 기준이 적용되므로 소아 치과 전문의 상담을 권장합니다.
Q. 치간 칫솔을 쓰면 치아 사이가 더 벌어지지 않나요?
A. 치간 칫솔 때문에 사이가 벌어진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도 처음엔 그 오해를 했었습니다. 실제로는 치간 칫솔 사용 후 잇몸의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부어 있던 조직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벌어진다고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치간 칫솔 자체가 치아 사이를 물리적으로 넓히지는 않으며, 오히려 세균막 제거로 잇몸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스케일링은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나요?
A. 제 경험상 잇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3개월에 한 번, 관리가 잘 되고 있을 때는 6개월에 한 번 받는 것이 적절하다고 느꼈습니다. 국내에서는 만 19세 이상이라면 1년에 1회 건강보험 적용으로 저렴하게 스케일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칫솔질이 충분히 잘 되고 있는 분이라면 스케일링 간격을 점차 늘려가면서 치과 방문 주기를 조정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Q. 잇몸에서 자꾸 피가 나는데 치약을 바꿔야 할까요?
A. 잇몸 출혈은 치약보다 칫솔질 방법과 더 관련이 깊습니다. 일반적으로 잇몸이 약하면 무조건 부드럽게 닦아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염증이 있는 부위를 피하지 않고 오히려 SOD 방법으로 부드럽게 더 닦아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3일 정도 꾸준히 올바르게 닦으면 출혈이 줄어드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만약 2주 이상 출혈이 지속된다면 치과 방문을 권장합니다.
